Claude Code로 개인 홈페이지 만들어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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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에서 4년 넘게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최근에 워드프레스로 완전히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티스토리는 편하긴 한데 내 마음대로 손댈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었거든요. 스킨을 조금만 바꾸려 해도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광고 위치 하나 옮기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구조가 답답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코딩을 하나도 몰라도 AI한테 시키면 서버 세팅부터 다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실험을 Claude Code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됐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구간들이 있었고, 그 과정이 꽤 흥미로웠어서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서버 세팅과 도메인 연결

집에 놀고 있던 우분투 서버 한 대에 워드프레스를 올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nginx, PHP, MySQL 세팅까지는 AI가 명령어를 순서대로 알려주면서 진행하니 막힘이 없었어요.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도메인 DNS를 기존 블로그 서비스에서 제 서버로 옮기고, SSL 인증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실제로 사이트가 살아있는지 몇 번이나 확인해야 했습니다. DNS 전파라는 게 생각보다 체감상 오래 걸리더라고요. 설정은 다 끝났다는데 왜 브라우저에는 옛날 페이지가 뜨는지, 캐시를 지워도 그대로인 걸 보면서 몇 번을 새로고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통신사 DNS 서버가 갱신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뿐이었는데, 그 몇십 분이 체감상 몇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예상 못한 복병, NAS 연결

로고 파일을 집에 있는 맥 미니 NAS에 올려두고 서버에서 가져오려고 했는데, 여기서 반나절을 날렸습니다. 분명 계정과 비밀번호가 맞는데 계속 인증이 거부되는 겁니다. 알고 보니 macOS는 SMB 공유용 비밀번호를 로그인 비밀번호와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고, 심지어 공유 체크박스를 껐다 켜는 것만으로는 그 내부 비밀번호가 갱신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몇 번이나 체크박스를 끄고 켜기를 반복하고, 워크그룹 설정을 바꿔보고, 프로토콜 버전을 바꿔가며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습니다. 결국 계정 비밀번호 자체를 아예 새로 바꾸고 나서야 문제가 풀렸습니다. 이런 건 아무리 AI라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 사람이 옆에서 이거 한번 해봐 달라고 계속 확인해줘야 했습니다.

워드프레스 테마의 숨은 제약

로고를 업로드하고 사이트 대표 이미지로 지정했는데, 정작 헤더에는 로고가 안 뜨고 푸터에만 나타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쓰는 테마의 기본 헤더에는 로고를 보여주는 블록 자체가 없고 텍스트 제목만 있었던 거였어요. 로고 파일을 아무리 잘 지정해도 그걸 그려줄 자리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결국 헤더 구조 자체를 직접 손봐서 로고 블록을 새로 끼워 넣어야 했습니다. 워드프레스가 누구나 쉽게 만든다는 걸 내세우지만, 조금만 세밀하게 손대려고 하면 이렇게 테마 구조를 이해해야 하는 순간이 꼭 옵니다. 홈 화면에 있던 제목과 부제 텍스트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건 페이지 본문이 아니라 테마 템플릿이 자동으로 붙여주는 부분이라 따로 손대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직접 써보고 느낀 점

전체적으로 느낀 건, AI 코딩 도구가 몰라도 된다를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몰라도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명령어를 몰라도 무엇을 원하는지만 설명하면 실행까지 이어지긴 하는데, 중간중간 권한 문제나 macOS 특유의 이상한 동작처럼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은 결국 사람이 판단하고 확인해야 하더라고요. 특히 서버 권한이 얽힌 문제는 AI가 알아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 매번 제가 직접 명령어를 실행하고 결과를 다시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래도 혼자였다면 하루 이틀은 더 걸렸을 삽질을, 몇 시간 안에 정리한 걸 생각하면 확실히 효율은 있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걸 시도해볼 분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혹시 저처럼 개인 서버에 워드프레스를 직접 올려보려는 분이 있다면 몇 가지는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 도메인 DNS 전파는 설정 직후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확인하세요. 둘째, 다른 기기(NAS, 외부 서비스)와 연동할 때는 그 기기 자체의 인증 방식부터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셋째, 워드프레스 테마를 고를 때는 화면에 보이는 디자인만 보지 말고, 헤더나 홈 화면처럼 자주 손대게 될 영역이 얼마나 유연한지도 같이 살펴보는 게 나중에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지금은 로고와 파비콘,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까지 얼추 자리를 잡은 상태고, 다음 단계로는 블로그 콘텐츠를 하나씩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이 사이트를 만들면서 겪는 소소한 시행착오들을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