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에 10월 후쿠오카 여행 항공권을 미리 잡아두려고 하다가, 구글 플래이트에 뜨는 “가격 낮음” 표시를 처음 진지하게 믿어보기로 했다. 원래는 그냥 항공사 사이트를 몇 개 돌려보고 싼 걸 잡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두 달 정도 시간이 있으니 AI가 예측한다는 가격 그래프를 한번 따라가보자 싶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았고 절반은 뒤통수를 맞았다.
구글 플라이트 가격 예측, 얼마나 맞았나
구글 플라이트에서 후쿠오카 왕복을 검색하면 화면 위쪽에 “가격이 낮은 편입니다” 혹은 “평소와 비슷합니다” 같은 문구가 뜬다. 7월 28일에 처음 봤을 때는 32만원대에 “평소와 비슷함”이라고 나왔다. 좀 애매했다. 더 기다리면 떨어질까 싶어서 알림만 걸어두고 넘어갔는데, 8월 둘째 주에 갑자기 “가격이 낮습니다”로 바뀌면서 27만원대까지 내려간 걸 봤다. 그 순간엔 꽤 신기했다. 진짜 뭔가 패턴을 읽고 있나 싶어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예측을 너무 믿은 나머지 하루만 더 지켜보자고 미뤘는데, 다음날 확인하니 다시 31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그 몇 시간 사이에 표시는 계속 “낮음”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예측이라는 게 실시간 가격 변동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최근 며칠 평균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라, 급등락 구간에서는 오히려 안내 문구와 실제 화면 가격이 따로 노는 순간이 꽤 있었다. 그 며칠 동안은 가격 확인 앱을 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스카이스캐너 알림, 실제로 도움이 됐을까
구글 플라이트만 보고 있기 불안해서 스카이스캐너에도 같은 구간으로 가격 알림을 걸어뒀다. 여기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가격이 일정 폭 이상 움직이면 이메일로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8월 한 달 동안 받은 알림이 열두 통 정도였는데, 그 중 실제로 “오, 이건 사야겠다” 싶을 만큼 의미 있는 하락은 두 번뿐이었다. 나머지는 만원, 이만원 단위로 오르내리는 걸 그때그때 알려주는 수준이라 사실 큰 감흥은 없었다.
다만 알림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는 편했다. 매일 들어가서 확인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이랄까. 예전 같으면 여행 두 달 전부터 며칠에 한 번씩 습관적으로 가격을 켜봤을 텐데, 이번엔 알림만 믿고 거의 안 들어갔다. 그 대신 알림이 왔을 때 반응 속도가 느렸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8월 22일 밤 11시쯤 온 알림을 다음날 아침에야 확인했는데, 그 사이에 이미 좌석 등급이 달라져 있었다.
결국 예측을 믿고 산 표, 결과는
9월 초, 구글 플라이트에 다시 “가격 낮음”이 뜨고 스카이스캐너 알림도 동시에 온 날이 있었다. 이번엔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했다. 29만원대였는데, 8월에 놓쳤던 27만원대보다는 비쌌지만 9월 들어 계속 32만원 위였던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결제하고 나서 일주일을 더 지켜봤는데 그 이하로는 한 번도 안 내려갔다. 그 정도면 예측을 따라간 보람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다만 두 달 내내 이 과정을 지켜본 소감을 솔직히 말하면, AI 예측이 알려주는 건 “정확한 최저가 시점”이 아니라 “지금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시점”이라는 대략적인 신호에 가까웠다. 최저가를 콕 집어주길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거고, 그냥 매번 들여다보는 수고를 좀 덜어주는 참고 자료 정도로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두 달 써보고 남은 생각들
비슷하게 항공권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래 정도는 참고해볼 만하다.
- “가격 낮음” 표시가 뜨는 순간 바로 사는 게 낫다. 하루 더 지켜보다가 놓친 경험이 있다.
- 알림은 실시간이 아니라 하루 단위 요약에 가까우니, 급하게 잡아야 하는 일정이면 알림만 믿지 말고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같이 가져가는 게 좋다.
- 두 개 이상의 서비스를 같이 걸어두면 한쪽이 놓친 변동을 다른 쪽이 잡아주는 경우가 있었다.
다음 여행 때도 같은 방식을 쓸 것 같다. 다만 이번처럼 하루 미루다 손해 보는 일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고, 결제 버튼을 누르면서 스스로에게 몇 번을 되뇌었다.
